자취를 준비하는 모든 이들에게

1. 자취를 하겠다는 말은 "저는 지금부터 유료호흡을 하겠습니다"라는 선언이다. 

 

2. 이제부터 뭐든 당연하게 되는 것은 없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집 안의 모든 일은 멈춰있다. 

 

3. 마트에서 식재료를 살 때 '이 정도는 먹겠지'라고 생각하며 사지마라. 다 못 먹고 남아서 버린다. 

 

4. 식재료의 신의 계란이다. 그 밑에 두부와 된장이 있다. 

 

5. 김치는 항상 냉장고 한 포기 정도 구비해 놓아야 한다. 반드시 김치가 땡기는 순간이 온다. 왜 지금 김치가 없지라며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6. 반찬을 얻어왔다면 필사적으로 먹어야한다.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이틀이나 사흘 뒤에 반찬을 받아 온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곰팡이 핀 음식물을 처리해 보고나면 '필사적'이라는 표현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7. 치킨 한 마리 값이면 사흘치 식재료를 살 수 있다. 피자 한 판이면 일주일치 식재료를 살 수 있다. 

 

8. 주변인 세명 중 한 사람은 너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거나 비상키를 가지고 있어야한다.

 

9. 저렴한 가격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이 물건이든 뭐가 됐든. 특히 그것이 집 값이라면 더욱 그렇다.

 

10. 집 계약 전 등기부등본의 '을'구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계약 후에 발견하면 보증금이 당신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11. 한가할 때 동네 구석구석을 산책해두자. 가급적이면 꼼꼼히 봐두어야한다. 술이 너를 마셨을 때 집에 데려다주는 것은 몸의 기억뿐이다. 

 

12. 대출은 정해진 금리만큼 떼어간다. 신용카드는 네가 쓴 금액에서 일정 비율을 떼간다. 카드 값은 반드시 갚아서 없애자. 

 

13. 배게, 이불, 깔고자는 요, 메트리스는 너의 생각보다 훨씬 더럽다. 쉬는 날엔 가장 먼저 빨래해 두자. 

 

14. 인싸라서 디퓨저나 탈취제 쓰는 것이 아니다. 혹여 누가 내 방에 왔을 때 얼굴을 찌푸리는 광경을 보기 싫거든 구비해 두자. 

 

15. 얼리어답터는 큰 돈을 들여 손해를 보는 사람이다. 

 

16. PC에 스피커를 끄고 이어폰을 사용하자. 당신이 들어간 집의 벽은 생각보다 얇고, 수많은 건축업자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방음제를 빼고 시공한다. 

 

17. 연애는 나가서 하자. 벽은 생각보다 얇고, 다른 건축업자들도 방음제를 많이 뺀다. 

 

18. 머리 끝까지 화가 나더라도 한 번 더 참자. 못참고 터트리면 대부분 수습이 어렵고 그 수습은 온전히 당신 몫이다. 

 

19. 싱크대와 변기에 기름 버리지 마라. 금방 막힌다. 

 

20. 냉장고에서 쉰내가 나는 것은 김치 탓이 아니다. 냉장고 청소를 안해서다.

 

21. 어느 직장이던 다 힘들다. 맘에 안드는 사람은 어디나 존재한다. 모든 조직에는 또라이가 있다. 

 

22. 걱정말고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