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박경리 선생이 지적했던 일본의 야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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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토지'의 박경리 선생이 지적했던 일본의 야만성

by jameshoon 202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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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 김용옥 선생의 도올세설 중 

 

박경리: 김선생! 일본을 긍정적으로 볼려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박경리: 일본은 야만입니다. 본질적으로 야만입니다. 일본의 역사는 칼의 역사일 뿐입니다. 칼싸움의 계속일 뿐입니다. 뼈속깊이 야만입니다.

도올: 아니, 그래도 일본에서는 이미 나라 헤이안 시대 때부터 여성적이고, 심미적인 예술성이 퍽 깊게 발달하지 않았습니까? 노리나가가 말하는 '모노노아와레' 같은.

박경리: 아~ 그 와카(和歌)나 하이쿠(俳句)에서 말하는 사비니 와비니 하는 따위의 정적인 감상주의를 말하시는군요. 그래 그런건 좀 있어요. 그리구 그런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더 깨끗하고 순수하지요. 그러나 그건 일종의 가냘픈 로맨티시즘이에요. 선이 너무 가늡니다. 너무 미약한 일본 역사의 선이지요. 일본 문명의 최고봉은 기껏해야 로맨티시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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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스사노오노미코토(素淺鳴尊, 天照大神[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의 남동생)의 이야기가 말해 주듯이 일본의 역사는 처음부터 정벌과 죽임입니다. 사랑을 몰라요. 본질적으로는 야만스런 문화입니다. 그래서 문학작품에서도 일본인들은 사랑을 할 줄 몰라요. 맨 정사뿐입니다. 치정(癡情)뿐이지요.

 

그들은 본질적으로 야만스럽기 때문에 원리적 인식이 없어요. 이론적 인식이 지독하게 빈곤하지요. 그리고 사랑은 못하면서 사랑을 갈망만 하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디 문인(文人)의 자살을 찬양합디까? 걔들은 맨 자살을 찬양합니다.

 

아쿠타가와(茶川龍之介,1892~1927), 미시마(三島由紀夫,1925~1970), 카와바다(川端康成,1899~1972) 모두 자살해 죽지 않았습니까? 그들은 그들의 극한점인 로맨티시즘을 극복 못할 때는 죽는 겁니다. 센티멘탈리즘의 선이 너무 가냘퍼서 출구가 없는 겁니다.

 

걔들에겐 호랑이도 없구, 용도 다 뱀으로 변합니다. 난 이 세상 어느 누구 보다도 일본 작품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런데 내 연령의, 내 주변의 사람들조차 일본을 너무도 모릅니다. 어린아이들은 말할 것두 없구요. 일본은 정말 야만입니다.

 

걔들한테는 우리나라와 같은 민족주의도 없어요. 걔들이 야마토다마시이(大和魂) 운운하는 국수주의류 민족주의도 모두 메이지(明治)가 억지로 날조한 것입니다. 일본은 문명을 가장한 야만국(civilized savages)이지요.

 

 

 

도올: 나쯔메 소오세키(夏日漱石, 1867~1916)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경리: 나쯔메 소오세키요? 그 사람은 표절작가입니다. 구미문학을 표절해먹은 사람일 뿐입니다. 모리 오오가이가 조금 괜찮긴 하지만 모두 보잘 것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게 모두 다 있는거에요. 우리가 우리를 못 볼 뿐이지요.

 

아니, 우리나라 사학자들이구 민속학자들이구 문인들이 무식하게 유종열(야나기 소오에쯔,柳宗悅,1889~1961)같은 사쿠라새끼를 놓고 걔가 조선을 좀 칭찬했다구 숭배하는 꼬라지 좀 보세요. 이거 정말 너무 한심헙니다.

 

아니 걔가 뭘 알아요. 조선에 대해서 뭘 알아요. 걔가 조선 칭찬하는 것은 조선에 대한 근본적 멸시를 깔고 있는 거에요. 걔가 어떻게 조선의 위대함을 압니까?


김용옥은 박경리 어록을 동경대학교 중국철학과 오가와 하루히사 교수에게 전달한다. 오가와는 이렇게 대답했다.

" 아탓테이루(들어맞는 얘기다!)"

 


 

필독서라며 여기저기서 추천하던 '국화와 칼'을 읽었을 때, 절창이라던 유명 하이쿠를 읽었을 때 느껴지는 묘한 위화감을 표현한 재주가 없어서 못했는데...

 

박경리 선생님의 말씀이 정곡을 찌르는 듯한 명쾌함을 주는 듯 합니다. 일본 사회의 과도한 예의 문화와 이에 억눌린 듯한 사회 분위기도 결국은 야만을 포장하려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친 허례와 형식적인 예의, 그 뒤에 존재하는 멸시와 따돌림의 상반된 의식은 그들 스스로의 분열이라고 밖에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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