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가 보는 걸까?
혹시 이 생각하면서 쓰신 분이 있으신가요? 혹시 생각한 적이 없으셨다면 아쉽지만 지금부터 자소서 새로 쓰셔야 합니다.
"너무 당연한 거 아냐?"
맞아요, 당연합니다. 인사팀(채용팀)이 보겠죠. 요즘은 실무진들을 동원해서 보기도 하구요.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10명이 본다고 칠게요.(참고로 저희 회사 채용팀에는 팀원 5명이 있습니다. 중소기업 아닙니다)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400자 4개 문항이라고 생각할게요. (SKT는 5개 문항에, 도합 4,000자 수준...)
지원자당 A4용지 한 페이지 정도 나오겠죠.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5천명 정도 지원했다고 생각할게요.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10명이 A4용지 5천장을 5백장씩 나눠서 정말 꼼꼼하게 읽어본다 생각할게요.
A4용지 5백장이면, 5백 페이지 짜리 두꺼운 책 2권정도가 나올겁니다.
일과 시간에 읽는 게 아니라 업무를 마치고, 읽어야겠죠.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2주 동안 읽는다고 생각하면 인당 1주에 책 한 권. 너무 재미없는 책 한 권을 읽어야 합니다.
좋아요. 정말 좋게 생각해서 실무진들을 동원한다고, 그들이 현업에 이미 지쳐있는 상태에서 자기계발도 잘 안 하는 그들이 '아 정말 훌륭한 사람을 뽑아야지, 라는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자소서를 본다?'
저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잘 읽혀야 읽습니다.
2. 읽히는 자소서
"아씨, 너무 한 거 아냐?"
내가 그렇게 열심히 썼는데, 대충 읽는다고?
네, 여러분이 읽기 어려운 '맹자', '논어'를 읽듯이 잘 눈에도 안 들어오는 자소서를 지루해 하면서.
하지만,
아니요. 잘 읽히는 자소서는 읽습니다. 그냥 잘 안 읽히면 안 읽는 거에요. 힘드니까.
그래서 저는 늘 내용보다도,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습니다. 무조건 읽히게 하자. 내용이 아무리 좋아봐야 읽어야 말이죠.
그래서 만든 저의 십계명입니다.
1. 소제목은 반드시 단다. → 재미없는 소제목은 빼라고? 소제목을 넣어야 잘 보인다. 2. 엔터를 생각보다 많이 친다. → 오른쪽에 공백이 많으면 잘 읽힌다. 3. 첫문장은 짧게 쓴다. → 첫문장이 길면 안 읽힌다. 4. 첫문장은 뒤에 무슨 내용이 나올지 예상할 수 있게 쓴다. → 예상하고 보면 잘 보인다. 5. 회사가 쓰는 용어를 쓴다. → 익숙한 게 잘 보인다. 6. 공감가는 내용을 많이 쓴다. → 공감가는 게 잘 보인다. 7. 한 문장당 가급적 2줄을 넘지 않는다. 한 줄이 제일 좋다.(워드파일 기준) → 길면 안 읽힌다. 8. 쉼표를 잘 쓴다. → 길면 끊어 읽게 하자. 9. 소리내어 읽어본다. → 의외로 읽을 때의 리듬감이 중요하다. 직접 읽어봐라. 10. 다른 사람이 읽어보게 한다. → 그의 눈을 봐라. 눈알이 잘 굴러가면 성공! 정체되어 있으면 실패! |
아래 예시를 보겠습니다. 참고로 둘은 같은 내용입니다.
# 안 읽히는 자소서 어딜 보는 거야? 나를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공연을 하는 씽크타운 공연팀에서 일할 때 여자친구뿐만 아니라 고객도 늘 이렇게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 흥행하는 전시에 비해 공연은 늘 사람이 적었고, 팀원들은더 나은 공연을 물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어느 날은 공연이 끝나고 해맑은 미소로 나오는 아이들을보며 문득 '저렇게 만족스러워하는 공연이라면 퀄리티가 아닌 마케팅의 문제가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고객들을 집중 관찰했습니다. 일주일정도 주시하자, 공연의 실질구매층은 어머니들이고, 그들의 관심분야는 교육이며, 때론 아이를 잠시 떼어놓고 쉬고 싶어한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고, 저는 가능성이보였습니다. 며칠 밤을 고심하여 내린 결론은 첫째, 초대권 배부해서 입소문마케팅을 내고 둘째 '아이의 놀이공간을 엄마의쉼터'로 포지셔닝하며 마지막으로 셋째. 교육적 전시와 공연을 엮은 패키지상품을 기획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기획은 회의를 거쳐 즉시 시행되었고, 추가홍보비용 없이 한 달여만에 관람인원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기분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의 연애, 맡겨만 주십시오. 자신있습니다. VS # 읽히는 자소서 [어딜 보는 거야? 나를 봐!] 여자친구뿐만 아니라 고객도 늘 이렇게 말하고 있음을 깨달은 경험이 있습니다. 씽크타운 공연팀에서 일할 때의 기억입니다. '씽크타운'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시, 공연의 장입니다. 하지만 흥행하는 전시에 비해 공연은 늘 사람이 적었고, 팀원들은 더 나은 공연을 물색하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어느 날은 공연이 끝나고 해맑은 미소로 나오는 아이들을 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만족스러워하는 공연이라면 퀄리티가 아닌 마케팅의 문제가 아닐까?' 그때부터 고객들을 집중 관찰했습니다. 일주일정도 주시하자,공연의 실질구매층은 어머니들이고, 그들의 관심분야는 교육이며, 때론 아이를 잠시 떼어놓고 쉬고 싶어한다는 것 등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며칠 밤을 고심하여 아래의 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1. 초대권 배부: 입소문 마케팅 2. '아이의 놀이공간, 엄마의 쉼터'로 포지셔닝 3. 교육적 전시+공연패키지상품 기획 이 기획은 회의를 거쳐 즉시 시행되었고, 추가홍보비용 없이 한 달여 만에 관람인원이 3배 이상 증가하는 기분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고객과의 연애, 맡겨만 주십시오. 자신 있습니다. |
3. 신뢰가는 자소서
자, 당신은 이제 내 자소서를 읽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간혹 스스로 열심히 쓴 자소서를 망치는 경우가 있어요.
(간혹이라기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로 거짓말 혹은 과장되게 쓰는 사람들입니다.
-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다독였습니다.
- 매주 책을 한 권씩 읽습니다.
- 매일 점주들을 찾아, 설득을 했습니다.
자소서는 원래 태생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글입니다. 증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지원자가 그렇다면 그런 줄 알고 보는거죠.
그런데,
누가봐도 '이건 아니지 않겠냐?' 는 생각이 들게 쓰는 순간, 여러분이 쓴 다른 진실된 말들도 모두 거짓이 됩니다. 단 한 개라도 과장되게 쓰면, 나머지 내용도 과장이 되고 거짓말이 돼요.
그러면 안 읽습니다.
왜냐, 어짜피 뻥이니까요.
원래 자소서는 그렇게 색안경을 쓰고 보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경험을 과장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생각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쓰는데 집중하세요. 얘가 이런 경험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정도까지 생각할 수 있다면, 그 경험을 했다고 믿을 수 밖에 없겠다. 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혹은 살짝만 뉘앙스를 바꿔도 좋습니다. 바꿔볼까요?
|
여러분, 왜 경험을 거짓말을 하고 과장되게 쓸까요?
특별한 경험에 집착하거나,
경험을 구체적으로 써야한다고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아니요. 생각을 구체적으로 하고, 구체적인 생각을 나타내기 위해 그에 맞는 디테일한 경험이 필요한 거에요.
지난 주에 썼던 포스팅에서 이미 말씀드렸듯이, 자신의 경험을 소중히 하세요.
생각이 중요하지, 경험이 중요한 건 결코 아닙니다.
문항을 쓸 때 경험을 먼저 정하고 쓰는 게 아니라, 생각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경험을 쓰는 거에요.
자신을 믿으세요.
이 정도 되면, 읽습니다.
이 정도가 아니면 안 읽습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쓴 자소서 읽게 해야 하잖아요. 아쉽게도 대부분의 자소서는 읽혀지지 않은채 버려집니다.
열심히 읽고 첨삭을 해야하는 저조차 제대로 안 읽을 때가 많아요.
특히 요즘은 SNS의 발달로, 사람들이 보기 쉬운 것만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전 요즘 실제로 '엔터'를 예전보다 더 많이 쓰기도 합니다.)
최선을 다해 읽게 하세요. 내용보다 '가독성'입니다.
그리고 늘 절대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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